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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20 색전성 뇌경색증 - 이웃 의원 원장님과 총력전을 시작하다!! 1

뇌경색 (혈관이 막히는 뇌졸중)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1. 혈전성 뇌경색증 (혈관 한 부위에 점차 찌꺼기가 쌓이면서 발생)
2. 색전성 뇌경색증 (심장이나 경동맥 증에서 생긴 찌꺼기가 떠돌아 다니다가 작은 가지에서 막힘)

오늘 아침에 근처 내과의원 원장님으로부터 환자를 의뢰한다는 전화가 왔다.
갑작스런 팔다리의 마비 증상으로 내원한 할아버지인데, 뇌졸중 의심하에 의뢰한다고... 그리고, 구급차로 후송하려고 했으나 거절하고 그냥 걸어서 출발할만큼 고집이 센 분이시라고...

환자를 진찰하니 약간의 위약감이 있지만 거동은 가능한 상태였으며, 역시나 고집이 만만치가 않았다.
완강히 거부하는 환자를 설득해서 MRI를 촬영하였는데...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된 부분이 뇌경색이 온 부분이다.

이 사진 외에도 다른 부분에 좌우 양측에 걸쳐서 두 군데의 뇌경색 소견이 보였는데, 이런 경우 심장에서 떨어진 혈전이 다발성으로 머리에 가서 막혀 버리는 색전성 뇌경색증을 강력히 시사하는 소견이 된다.

추가로 심장 검사, 목 혈관 검사도 받아야 하고, 반드시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막무가내로 집으로 갈 것을 고집하고 계신다.

참으로 난감한 경우이다. 병에 대해서 아무리 설명을 해 드려도, 완전히 마비가 오면 본인과 가족들에게 엄청난 부담이 된다고 설득을 해도 막무가내로 거부하시니 이거 더이상 나로서는 방법이 없다.

마지막 방법으로 단골의사의 힘을 빌어 보기로 했다.
오랜 기간동안 이 환자를 돌보시다가 오늘 내게 의뢰해 주신 동네 의원 원장님 생각이 났다.

일단 환자분께는 원래 의뢰해 주신 병원에서 치료받으시라고 설명하고 그 병원으로  돌려 보낸 후, 원장님께 곧장 전화를 했다.
이러이러한 사정으로 환자분을 다시 돌려 보내 드리니까 한 번 설득해 보시라고 말씀을 드렸다.

내 뜻을 이해하신 원장님께서는 직접 설득해서 꼭 우리 병원으로 다시 보내서 입원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주시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아마도 내가 못 해 낸 일을 틀림없이 해 주시리라 믿는다.

오랜 기간 환자들 근처를 지켜 주시는 수없이 많은 동네 의원의 원장님들이 계셔서 대한민국이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는데, 왜 사람들은 작은 병에도 얼굴 한 번 보기도 힘든 대학병원들만을 선호할까?

이웃 원장님과 함께 전개하는 환자 입원시키기 총력전에 반드시 성공할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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