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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2.01 불면증에 대해서...
  2. 2010.10.18 하지불안증후군... 의사로서의 갈등을 부르는 병 3

요즘은 제가 불면증이 좀 생기네요... 그래서 수면장애 중 대표적 질환인 불면증에 대해서 한 번 알려 드리겠습니다.
 
적절한 환경과 잠잘 수 있는 조건이 구비되었으나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불면증이라고 하는데, 불면증 환자는 잠들기가 힘들다거나 야간에 자주 깬다거나, 혹은 새벽녘에 일어나 잠을 설치게 되거나 이 증상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을 보입니다. 
 
불면증은 지속 기간에 따라 1) 수 일간 지속되는  일시적 불면증, 2) 2-3주 정도 지속되는  단기 불면증, 3) 몇 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불면증 등이 있습니다. 
 

잠이 잘 오지 않으면 일반인들이 가장 쉽게 하실 수 있는 생각이 '수면제를 좀 먹어 볼까?' 입니다.

그래서 약국에서 수면을 도와 주는 약물을 사서 복용하기도 하고, 병원에서 수면제 처방을 위해서 진료를 받기도 하죠...

그러나 불면증에 가장 흔히 사용하는 수면제의 경우 거의 모든 약들이 6개월 이상 사용하면 약에 전혀 반응하지 않거나 약효가 현저히 떨어지는 문제가 있으니 가급적 피하셔야 합니다.
 
불면증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이에 대해 적절하게 심리적, 신체적 문제를 개선하고 생활습관을 조절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선은 수면장애를 전문으로 진료하는 의료기관에서 수면설문지와 수면일지를 통해서 음주, 흡연, 식습관, 주간활동시간, 하지불안증이나 수면무호흡증, 빈혈 등의 동반질환을 조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사실 이런 설문지와 수면일지만 잘 작성하셔도 불면증을 포함한 거의 대부분의 수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활동기록기(actigraphy)를 손목에 차고 생활하시면서 생활패턴, 수면패턴 등을 조사해 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요즘은 나OO, 조O, 폴O 등등의 스마트폰 주변기기들을 만드는 회사에서도 일상 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활동분석기들을 출시하고 있는데, 실제로도 상당히 성능이 뛰어나더군요...


그러나 가급적이면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치료에 응용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데, 개인적으로 이런 장비를 구입하고, 분석프로그램까지 구입한다는 것은 비용 대비 효과면에서는 권할 수가 없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수면장애를 전문으로 진료하는 곳에서는 이들 기기를 환자들에게 착용시킨 후 수일간의 일상생활 및 수면을 분석해서 환자들 치료에 응용하기도 합니다. (단, 대부분의 기기들이 생활방수 정도의 수준이니 착용하고 샤워를 하거나 수영장, 목욕탕을 가시면 고장의 원인이 됩니다 ^^)


조금 더 정밀한 검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이 검사는 환자의 머리에 정보를 수신할 수 있는 전극을 부착한 후 편안한 방에서 수면을 하면서 그 패턴을 전문가가 분석해서 치료에 응용하는 검사인데, 하루 입원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가장 정확하게 진단을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정확하게 수면과 일상생활을 분석한 후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원인질환을 해결한다면 수면제 없이도 건강한 수면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수면제만 찾지 마시고...



일상 생활에서 간단히 개선해야 하는 부분들을 알려 드리면...
 
1. 우선 잠이 잘 들지 않는 분들은 아침에, 일찍 깨는 분들은 오후에 꼭 햇빛을 보도록 하셔서 수면에 좋은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 시간을 조절해 주도록 합니다.

2. 적어도 원하는 취침시간 6시간 전부터는 커피, 홍차, 녹차, 탄산음료, 카페인음료를 피하세요.

3. 저녁식사 후(원하는 취침 시간 4시간 전부터)에는 절대 담배를 피우지 않도록 합니다.

4. 운동은 근력운동보다는 유산소운동 위주로 하시면 좋으며, 늦어도 초저녁 전에는 마치도록 합니다.

5. 저녁식사 후 따뜻한 물로 샤워하시고 우유를 마시면 좋습니다.

6. 상추는 정말 잠을 잘 유도하는 야채입니다. 저녁식사에 곁들이면 좋습니다.

7. 꼭 자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세요. 잠을 청하기 위해 침대에서 시간을 보내지 마시고, 정말 졸릴 때 잠자리에 들도록 하세요. 누웠다가 또 잠이 안 온다면 누워서 잠을 청하지 마시고 다시 일어나서 졸릴 때까지 다른 활동을 합니다.

7. 이런 방법들로도 해결이 안 되면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이상 대구강남병원 신경과 이상원 (경북 경산 하양 개원 예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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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불안증후군 (Restless leg syndrome)의 진단은 참 쉽다.

1. 다리의 감각 이상과 움직이고 싶은 기분
2. 안절부절못함
3. 증상의 악화가 움직임에 의해 잠시 완화됨
4. 주로 저녁이나 밤에 악화됨

이런 네 가지의 특징을 가지고, 주로 다리에 나타나지만, 팔에도 나타날 수도 있고, 드물게는 팔에만 나타날 수도 있는 병이다.

그런데, 문제는 아는 만큼만 보인다고, 이 병이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서 몇 년 간 엉뚱하게 많은 검사를 통해서 진단을 받지 못하고 진통제만 먹으면서 지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오늘 내원한 남자 환자는, 7년간 다른 병원에서 온갖 검사를 다 했지만 원인을 찾지 못하다가 한 달 쯤 전에 나를 찾아와서 프라미펙솔이라는 약을 복용 후 증상이 완전히 사라져서 하지불안증후군으로 확진한 환자인데...

신기하게도 이 환자는 모 대학병원에서 하지불안증후군에 가장 유용한 검사인 수면다원검사까지 시행했으나 진단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물론 수면다원검사로 확인되는 경우가 80% 정도니까 검사에서 이상을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도 20%나 된다.

어찌되었든 이 환자나 다른 수없이 많은 환자들이 내가 처방한 약을 먹고 환자가 나아졌으니 참 다행스럽고 뿌듯한 것은 사실이다만, 이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의 치료에 있어서는 두 가지 갈등이 있다.


첫 번째 갈등
교과서적으로는 하지불안증후군의 치료약은 그야말로 증상에 대한 치료일 뿐 병의 경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므로 확진될 때 까지는 환자의 수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경우 약물을 사용하지 않도록 적혀 있다.
그러나 나는 약물을 먼저 사용 후 그 효과를 보고 지속적인 약물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데...

과연 환자가 얼마나 괴로워하고, 수면에 얼마나 지장을 받는지를 교과서의 저자는 알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면서 내가 하는 의료행위가 적절한가 하는 갈등이 생길 때가 있다.

1주일 처방 후 밝아진 환자의 얼굴을 보면, 1주일간 잠을 푹 잘 잤다고 기뻐하는 환자들을 보면 잘 한 치료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약간은 교과서와 어긋난 느낌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어찌하랴? 우리 병원에는 (비록 80%의 진단율밖에 안 되는 검사지만) 수면다원검사도 시행하지 않으니까...
이렇게 애써 갈등을 잠재워 본다.


두 번째 갈등
대개의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들은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 동안 다른 병원에서 엉뚱한 치료를 받던 분들이다.

많은 경우에 이전의 다른 치료에 대한 원망보다는 이제야 올바는 치료 방법을 찾았다는데 대해 기뻐 하시지만, 가끔은 다른 병원의 치료에 대해 원망을 하는 분들이 계신다.
이런 환자의 원망을 십분 이해한다만, 다른 병원 선생님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왜나하면, 아직까지 다른 과 선생님들께는 잘 알려지지도 않은 병인 관계로 치료에 반응이 없을 때 어디로 어떻게 의뢰해야할지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인테니까... 그리고 나도 이런 경우가 있을 수 있을테니까...

이런 경우는 잘못 진단한 선생님들의 문제보다는 그동안 이 병에 대해 다른 주위의 선생님들께 설명을 하지 않은 우리 신경과 의사들의 잘못이 더 클 수도 있다고도 생각한다.
이거 참 환자분들께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참 갈등이 생기는 경우이다.

그저, "이 병은 제일 마지막에 본 사람이 명의가 되는 병입니다."라고 얘기하고 환자와 함께 한바탕 웃고 마는데, 뭐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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