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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07 진료실에서는 어디까지 설명을 해야 할까?

보름 전 퇴원했던 환자를 진료한 것은 어제였다.

어제 새벽에는 응급환자가 있어서 잠을 잘 못 자고 몹시 피곤한 상태였지만, 나름대로 어제의 진료에 문제가 있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데..

진료실에 들어오셔서 반갑게 인사하고, 엑스레이 촬영을 하고, 지난번 사진과 비교해서 설명도 해 드렸다.

물론 사진을 보면서 설명을 해 드리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구차하게 변명을 하자면, 요즘은 필름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나를 향해 있는 모니터에 영상이 뜨기 때문에 꼭 사진을 보고자 하는 분이 아니라면 그냥 말로만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집에서 어떻게 생활하셔야 하는지도 설명을 했고... 앞으로는 뭘 조심해야 하는지도 설명을 해 드렸다. 그리고 웃으면서 헤어졌다.

 

오늘 오전에 그 환자의 보호자(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제 진료로 인해서 기분이 나쁘다고 했다. 내가 환자를 너무 보기 싫어 하는 듯 하다고 한다. 설명도 못 들었다고 했다.

어머님(환자)께 충분히 설명하고 만족하고 나가시지 않았냐고 하니까, 그건 어머니가 그렇고 본인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왜 진료 할 때 궁금한 것을 물어보지 않았냐고 하니까 어머니 계신데, 어머니께서 말씀을 다 하고 계신데 어떻게 물어보냐고 한다.

그럼 나는 언제 어떻게 이 보호자를 만족시켜야 하는걸까? 진료실에서는 아무 질문도 없었고, 환자는 웃으면서 나가셨는데... 따로 보호자를 불러서 설명을 해야 하나? 환자에게 비밀로 해야 할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원인이 어찌되어서 경과가 어찌되었든 불만을 가지신다면 분명 내게 잘못이 있었겠지? 물론 그렇지 않은 막무가내같은 환자나 보호자도 참 많다만, 이 보호자는 그렇지는 않았으니...

 

오늘은 오랫만에 다시 이 영화나 한 번 봐야겠다.

아담스 선생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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