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 달 전 내원하신 분인데, 그동안 게으름으로 사진을 올리지 않았던 환자...
그 할머니의 아찔하지만 다행스런 머리 MRI가 문득 생각이 나서 올려 봅니다.


동네의 내과 의원에서 수 년 간 혈압약을 타서 드시던 이웃 주민이신데, 어지럼증을 심하게 호소하셔서 고맙게도 강남병원으로 의뢰를 해 주셨다.

중추성 어지럼증이 의심이 되어 머리 MRI/MRA를 촬영하였는데...

본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MRI에서는 특별한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다.

어지럼증의 주된 원인 부위인 소뇌 및 뇌간 부위는 물론이며, 중뇌동맥의 영역에서도 별다른 이상이 없었으며, 연세에 비해서 비교적 머리 혈관 상태는 건강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MRI와 같은 방법으로 촬영을 해서 혈관 부분만 선택적으로 볼 수 있도록 조작을 해서 보는 MRA에서는 깜짝 놀랄 만한 소견이 있었는데...

빨간색 네모로 표시한 부분(머리에서 좌측 중뇌동맥 영역)에서 혈관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사진상에 좌측에 보이는 부분이 실제 머리에서는 우측 부분인데, 이 부분의 하얗게 보이는 혈관 음영과는 너무나도 차이가 나는 소견을 볼 수 있었다.

이 환자는 좌측 중뇌동맥이 거의 막혀 있는 상태지만, 혈관의 폐색이 한번에 진행되지 않고 천천히 아주 오랜 시간 진행되면서 다른 혈관에서 가는 분지들이 형성된 경우이다.

따라서 비록 가장 중요한 혈관이 막혔지만 일상 생활에는 지장이 없이 한평생 살아 오실 수 있었던 것이다.

환자 및 보호자와 함께 사진을 보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뇌경색에 대한 예방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치료를 시작하였는데...
다행히도 현재 상태에 대해서 굉장히 잘 이해를 하시고, 성실히 치료에 임하고 있기 때문에 남은 여생동안 별 문제 없이 지낼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하고 있다.

우연히 발견된 이 사진을 보면...
이 분은 천운을 타고 나신 분이라는 생각도 든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다행스럽게도 별 문제 없이 지내신 지난날보다 더 건강한 앞날을 만들어 드리는 것이겠지?


덧붙이는 말)
1. 머리는 일반적으로 우측보다 좌측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오른쪽 팔다리를 움직이는 것이 왼쪽 머리와 관련이 있고, 언어중추 또한 왼쪽에 있기 때문입니다.

2.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한 필수적 수칙들
  1) 혈압/ 당뇨 조절
  2) 심장병 관리
  3) 고지혈증 치료
  4) 채식 위주의 식생활
  5) 적절한 운동 및 수면, 즐거운 생활
  6) 절대 금연
  7) 적당 수준의 음주 (하루 맥주 두 캔 초과하지 않기)
  8) 필요시 예방적 약물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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