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근무력증은 특징적으로 눈꺼풀 근육이 약해지면서 눈처짐이 나타나는 병으로, 점차 진행을 하면 전신의 근육 약화를 보이게 된다.
10만명당 5-6명 정도가 발생하는 드문 병으로서, 여자에게 더 많이 생긴다.

간단히 진료실에서 눈을 계속 깜빡거리게 하거나 위쪽을 1분 정도 쳐다보게 하면 눈이 저절로 감기거나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증상이 생기면 강력히 의심을 하게 되고... 약물 검사나 신경생리학적 검사를 통해서 진단을 하게 된다.
이후 흉선종 동반 여부 등을 가슴 사진을 통해서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수술적 치료, 대부분은 약물치료를 통해서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병인데...

오늘 내원하신 50대 여자 환자분은 약 7-8년 전에 '근무력증'으로 진단 받은 후 특별한 치료가 없이 지냈다.
병원에서 '근무력증'으로 진단을 받았는데, 특별한 치료가 필요없다고 들었다고 한다.

눈을 깜빡거리게 하니 20회 정도 하다가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리는 환자!

그래서... 정확한 진단을 무엇으로 들었냐고 다시 여쭤 보니
"?????"
모르신다.

근이영양증이라면 치료가 불가능한 것이 맞지만, 중증 근무력증이라면 치료가 가능할텐데... 아쉽게도 정확한 진단명조차도 모르신다.

다시 중증 근무력증이라는 병에 대해 설명을 하고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후 대학병원에 의뢰를 하였는데, 본인의 병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치료가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도 모르는 상태로 몇 년을 살아 왔던 환자를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다.

Posted by with PEN
,

육십평생을 건강히 잘 살았다고 축하하는 잔치를 열었던 회갑이라는 행사는 이제 좀 보기 힘든 시대가 되었다.
 
조선시대 평민들의 평균 수명이 40세, 임금들의 평균 수명이 44세였다고 하니까 당시에는 60세까지 산다는 것이 대단한 축복이었겠지만, 오늘날의 평균 수명은 나날이 늘어나 우리나라 1971년생의 기대 수명이 남자는 91세, 여자는 96세라고 하니 이제 백평생이라는 말이 정말 실감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이처럼 인간의 수명이 연장되면서 생기는 문제점도 없지는 않으니, 그 중에는 노후의 경제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건강한 노년 생활에 대한 문제들, 그 중에서도 아직까지도 정복되지 못한 치매를 가장 중요한 질병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


기원전 4세기 그리스의 역사학자 크소포논이 “언제부터인가 머리가 무뎌지고 배우는 속도가 느려진다”고 한탄했다는 자료와 구약성서 전도서에 “아이든 아버지가 기억력이 떨어지더라도 화내지 말라”고 아들에게 가르치는 대목에서 보는 것처럼 6,000년 전부터 치매에 대한 증상들은 잘 기술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치매는 나이가 들면 당연히 생기는 증상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가면서 일부에서만 생기는 병적인 현상임을 알아야 한다.


치매는 그 종류가 다양하여 나타나는 증상들도 조금씩 차이를 보이게 되지만,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은 거의 모든 치매에서 보이는 공통적인 증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증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외에도 계산력의 장애, 시간과 장소에 대한 인지능력의 저하, 성격 및 감정의 변화, 적절한 표현 능력의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사회생활, 가정생활의 장애를 보이게 되며, 점차로 진행하면 밤낮이 바뀌거나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되며, 눈에 헛것이 보이거나 헛소리가 들리는 증상들도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결국에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게 되고, 어떠한 의사 표현도 못 하는 상황에서 침상에 누워서만 지내게 된다.

몇 가지 종류의 치매는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를 시작하면 완치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불행히도 아직 대부분의 치매는 병을 완치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다만 병의 진행을 완화시키는 약제들은 많이 개발이 되어 있는 상태이고, 특히나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더욱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혹시나 치료가 가능한 치매는 아닌지에 대한 충분한 검사가 필요하며, 비록 완치가 불가능한 경우라도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 치매에 대한 인식은 너무나도 낮은 것이 현실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치매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 정부 차원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을 보면서 신경과 의사의 입장에서는 대한민국도 굉장히 괜찮은 나라라는 생각은 들지만, 조기발견, 조기치료가 정부와 신경과학회, 치매학회 등 유관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이루어질 수는 없으므로 가족들의 관심이 각별히 필요하다.


도대체 왜 치매 환자들의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을까?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것으로 나름 판단하고 있는데, 첫 번째는 아직도 치매를 나이가 들면서 당연히 생기는 현상으로 생각하고 그냥 방치하는 것을 들 수 있을 것 같고, 두 번째는 치매의 증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가족들이 치매에 대해서 잘 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을 몇 가지만 언급하면, 가장 중요한 것은 최근의 가까운 기억이 소실되었지만 과거의 일을 잘 기억하는 것을 단순한 건망증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초기 증상의 경우 최근의 기억들, 예를 들면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은 잊어버리면서도 과거 기억은 기가 막히게 잘 보존이 되어 있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두 번째로 어르신들의 성격 변화를 지극히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치매의 진단을 늦추는 요인이 된다. 예를 들면 우울한 기분을 많이 느끼는 경우에도 부부가 사별하거나 자식들을 출가시키거나 직장에서 은퇴한 일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치부해 버리면서 치매의 증상임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를 참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작은 변화들만 빨리 알아차린다면 조기에 치매 치료를 시작해서 보다 오랜 기간동안 정상에 가까운 생활을 하실 수 있는 환자들이 많은데, 사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상당히 병이 진행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다는 것은 신경과 의사로서는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솔직히 보호자들이 참 밉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추석이 지났다. 난 고향에 가서 몇 달만에 뵙는 양가 부모님들과 대화하면서도 직업병처럼 뭔가 이상한 부분은 없는지를 살펴 보았다. 물론 부모님들은 전혀 눈치 채지 못하게...

사실 자식들이 치매가 의심스러우니 병원을 가 보자고 말씀드리면 부모님들의 거부반응은 당연하다고도 볼 수 있다. 우선 가족들은 혹시 대화 도중 조금 이상한 부분은 없는지 파악하고 혹시나 치매에 대한 약간의 의심이라도 생기면 어떤 다른 병에 대한 핑계로라도 병원으로 모시고 오시면 된다.
환자가 치매에 대한 검사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만드는 것은 의사의 몫이니...



치매 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 한 가지..
대한민국은 치매 치료에 있어서 많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많은 경우 치매 약제비는 1년에 30만원까지 정부에서 지원이 되므로, 가족들의 부담은 거의 없다는 사실!!  


  - 강남병원 신경과 이상원 - 
Posted by with PEN
,

대구 강남병원 신경과 이상원입니다. 
오늘은 치매 예방에 좋은 식습관에 대해서 알려 드리겠습니다.

잘 읽어 보시고, 식습관을 바꿔 보도록 합니다.
(저도 참 많은 부분들을 바꿔야 할 것 같아서 괴롭습니다만, 우리 서서히 개선해 보도록 합시다.)

생선 섭취
-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합니다.
- 특히 정어리, 참치, 고등어, 꽁치, 삼치, 연어 등이 좋습니다.
  (저는 고등어 알레르기가 있는데, 참 큰일입니다.
   그리고 비릿내를 정말 싫어하는데... 그래서 참치를 많이 먹겠습니다.)
- 치매에 걸릴 확률이 60% 낮습니다.

채소와 과일
- 녹황색 채소와 과일
에는 비타민을 포함한 항산화물질이 풍부합니다.
  (저는 술집 과일 안주 아니면 과일을 잘 안 먹는데... 오늘부터 열심히 먹겠습니다.)
- 치매에 걸릴 확률이 30% 낮습니다.

우유
- 우유 속의 칼슘은 신경기능을 조절합니다.
  (우유는 애들만 마시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바꿔야겠습니다.)
-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릴 위험이 65% 낮아집니다.

수분
- 물을 충분히
- 녹차, 커피도 좋습니다.
  (요거 하나는 자신이 있네요...)
- 과일, 야채 주스도 좋습니다.

비타민제
- 비타민 E (토코페롤), 비타민 C, 엽산
  (알약 하나 먹는 것은 비교적 편한 일이죠...)

육류 섭취 제한
- 육류의 기름에는 포화지방이 너무 많습니다.
- 포화지방은 인지기능을 감퇴시킵니다.
- 맛있는 삼겹살은 이제 안녕~~
   (한없이 슬퍼집니다만... 해 봅시다!!!)
Posted by with PEN
,

약 한 달 전 내원하신 분인데, 그동안 게으름으로 사진을 올리지 않았던 환자...
그 할머니의 아찔하지만 다행스런 머리 MRI가 문득 생각이 나서 올려 봅니다.


동네의 내과 의원에서 수 년 간 혈압약을 타서 드시던 이웃 주민이신데, 어지럼증을 심하게 호소하셔서 고맙게도 강남병원으로 의뢰를 해 주셨다.

중추성 어지럼증이 의심이 되어 머리 MRI/MRA를 촬영하였는데...

본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MRI에서는 특별한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다.

어지럼증의 주된 원인 부위인 소뇌 및 뇌간 부위는 물론이며, 중뇌동맥의 영역에서도 별다른 이상이 없었으며, 연세에 비해서 비교적 머리 혈관 상태는 건강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MRI와 같은 방법으로 촬영을 해서 혈관 부분만 선택적으로 볼 수 있도록 조작을 해서 보는 MRA에서는 깜짝 놀랄 만한 소견이 있었는데...

빨간색 네모로 표시한 부분(머리에서 좌측 중뇌동맥 영역)에서 혈관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사진상에 좌측에 보이는 부분이 실제 머리에서는 우측 부분인데, 이 부분의 하얗게 보이는 혈관 음영과는 너무나도 차이가 나는 소견을 볼 수 있었다.

이 환자는 좌측 중뇌동맥이 거의 막혀 있는 상태지만, 혈관의 폐색이 한번에 진행되지 않고 천천히 아주 오랜 시간 진행되면서 다른 혈관에서 가는 분지들이 형성된 경우이다.

따라서 비록 가장 중요한 혈관이 막혔지만 일상 생활에는 지장이 없이 한평생 살아 오실 수 있었던 것이다.

환자 및 보호자와 함께 사진을 보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뇌경색에 대한 예방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치료를 시작하였는데...
다행히도 현재 상태에 대해서 굉장히 잘 이해를 하시고, 성실히 치료에 임하고 있기 때문에 남은 여생동안 별 문제 없이 지낼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하고 있다.

우연히 발견된 이 사진을 보면...
이 분은 천운을 타고 나신 분이라는 생각도 든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다행스럽게도 별 문제 없이 지내신 지난날보다 더 건강한 앞날을 만들어 드리는 것이겠지?


덧붙이는 말)
1. 머리는 일반적으로 우측보다 좌측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오른쪽 팔다리를 움직이는 것이 왼쪽 머리와 관련이 있고, 언어중추 또한 왼쪽에 있기 때문입니다.

2.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한 필수적 수칙들
  1) 혈압/ 당뇨 조절
  2) 심장병 관리
  3) 고지혈증 치료
  4) 채식 위주의 식생활
  5) 적절한 운동 및 수면, 즐거운 생활
  6) 절대 금연
  7) 적당 수준의 음주 (하루 맥주 두 캔 초과하지 않기)
  8) 필요시 예방적 약물 치료  

Posted by with PEN
,

이태리 서부 토스카나 지방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빼 놓을 수 없는 장소, 피사의 사탑!
원래 피사라는 곳의 피사 대성당의 종루로 건설되었지만, 지반 침하고 인해서 점점 기울어 버린...
부실 건축물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가 있으나...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낙하 실험으로 과학사에 큰 획을 그은 건물이면서,
이태리 관광의 대표적인 명물로 떠 오른 아이러니를 간직한 건물이기도 하다.

신경과에서 주로 다루는 병적 상태 중에서도 이 건물(엄밀히 말하면 건물보다는 지명이지만)의 이름을 딴 피사 증후군(Pisa syndrome)이라는 상태가 있는데, 이 건물과 같이 몸이 한 쪽으로 기우뚱하게 기울어 버리는 병이다.

이는 척추의 관절과는 관계가 없이 근육의 이긴장증으로 나타나는 현상인데, 오늘은 내가 경험한 피사 증후군 중에서 상당히 드문 경우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한다.


일반적인 경우
1. 대개의 경우 피사증후군은 나이가 많은 환자들에게서 흔히 발생하며
2. 행동장애나 망상, 환각 등을 조절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할로페리돌과 같은 신경이완제와 연관되어서 잘 나타나며
3. 드물게는 치매 약제 단독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얘기들을 한다.


내가 경험한 환자의 경우
1. 23세의 젊은 남자 환자로서 
2. 신경이완제 등과는 전혀 관계가 없이 항경련제만 두 가지 복용하고 있던 환자였으며
3. 다른 약제는 전혀 복용하고 있지 않는 상태였다.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싶어서 저널을 검색해 보았더니,
이 환자가 복용하던 carbamazepine, valproic acid 모두 피사 증후군을 유발한 증례들이 있었다.


피사 증후군은 치료가 쉽지만은 않지만, 일단 치료를 시작하였다.
이제 치료를 시작한지 약 일 주일 정도 되었고, 환자가 병원에 다시 진료를 받으러 올 날이 다 되어 가는데,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가 되기도 하고, 또한 걱정스런 마음도 있다.


너무나 적절하게 표현한 이름이지만,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이름
과연 처음에 누가 이 고약한 상태에 대해서 여행의 낭만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피사 증후군이라고 불렀는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부르기 시작한 사람의 위트에 감동하면서도, 멋대가리 없는 아픔과 멋들어진 여행지의 모습이 너무 어울리지 않아서 아이러니컬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Posted by with PEN
,

2010년 8월 일과성 허혈발작을 일으켜 한 쪽 수족의 마비 증상이 있다가 저절로 회복되었던 환자...
그 후 지금까지 뇌줄중 예방을 위해서 꾸준히 약물을 복용 중인데...

오늘 외래 진료 중에 뜬금없이 "여기서도 중풍예방주사를 맞을 수 있습니까?"라고 물어 보신다.

수 년 전부터 가끔씩 들어 왔던 질문이라서 이제는 놀랍지도 않지만, 아직도 이런 엉터리 진료로 환자들을 현혹하는 의료기관이 있다는 사실이 지겹기까지 하다.


중풍예방주사란?

흔히들 얘기하는 중풍예방주사는 그 근거가 불명확하여 어떤 것들을 얘기하는지도 알기 어렵지만, 대략적으로 파악해 보면
1) 킬레이팅 요법
2) 헤파린 주사 및 그 외 비슷한 약물 주사 등이 있겠다.

킬레이팅 요법은 혈관 내에 쌓여 있는 구리, 철분 등의 노폐물을 소변을 통해서 배설시키는 방법인데, 우선 구리, 철분 등이 혈관에 쌓여 있다는 것이 혈관에 피떡을 만들어서 결국은 막아 버리는 (뇌경색 유발) 상태와 인과관계가 불분명할 뿐 아니라, 일시적으로 노폐물을 제거한다고 해서 영구적인 (또는 적어도 몇 개월간의) 뇌졸중 예방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또한 킬레이팅은 자칫 콩팥에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헤파린 또는 유로키나제 등을 주사하는 용감한 의료기관도 있는데, 이런 약물들은 뇌경색의 급성기에 아주아주 조심해서 사용해야 할 약물이다.
특히나 대한민국의 수없이 많은 신경과 병원의 연구기관이 모여서 만든 뇌졸중 임상연구센터의 뇌줄중 표준진료지침에 의하면 유로키나제는 추천되는 약물도 아니다.

이런 약물들은 뇌경색 초기에 일시적인 효과를 보는 약물들로서, 약물에 따른 뇌출혈의 위험성이 높아서 여러가지 상태를 고려해서 조심해서 사용해야 하는 약물들이다.

만약 예방주사라는 사술 후에 뇌출혈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뇌졸중의 예방

정말로 중풍예방주사가 있다면 나부터 당장 한 방 맞겠다만...
불행히도 뇌졸중 예방에는 아직까지 왕도가 없다.

혈압 및 혈당 관리, 심장병의 예방 및 치료, 절대 금연, 적당한 음주, 적당한 운동, 채식 위주의 식생활, 뇌졸중의 기왕력이 있다면 꾸준한 약물치료 등의 방법이 현재로서는 뇌졸중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이다.


강남병원에서는 어떻게 하나?

개인의 블로그에서 병원 이름을 얘기하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그러나, 사술의 늪에서 허덕이는 환자분들이 너무 답답해서...


대구 강남병원에서는 특별한 방법으로 뇌줄중을 예방하고 치료하지 않는다.
단지 대한민국의 신경과학회, 뇌졸중임상연구센터에서 수 년간 자료를 모아서 가장 적합하다고 추천하는 방법 그대로...
철저하게 뇌졸중 임상치료지침에 따라서 치료하고 있다.

이 방법이 가장 우수하면서, 가장 안전한 방법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니까...


덧붙이는 말)

뇌졸중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발병 후 두 시간 내에 병원을 찾아 온다면 완치 가능성은 훨씬 더 높아진다.
이 부분은 꼭 기억들을 해 주셨으면...
Posted by with PEN
,

며칠 전 오전 아들과 함께 할머니 한 분이 찾아 오셨다.

열흘 정도 전부터 갑자기 엉뚱한 소리를 많이 하고, 밤에 이상한 행동을 하신다고 한다.

이전까지는 보호자가 보기에는 온전한 모습이셨다고 하는데, 갑자기 치매가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신경과 진료실을 찾아 왔다는데...


대개 이런 경우는 치매가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

환자는 당뇨병과 고혈압증, 기관지 천식 등으로 약물을 복용 중이었다고 한다.

우선 신경학적 검사에서는 특이한 소견이 없다.
뇌신경 검사도 정상, 팔다리 힘도 정상이고, 감각도 정상, 소뇌 기능도 정상이었다.

일단 뇌졸중의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최근에 날씨가 추워지면서 기관지 천식약을 임의로 다소 증량했다고 한다.

그 외 병력에서는 특이 사항이 없다.

소변검사도 정상이었으며, 특별히 허리나 골반을 포함한 다른 곳의 통증도 없었다.



이 환자는 치매가 아닌 섬망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기관지 천식 약을 적당히 조절을 하고, 수일간 경과 관찰을 하였는데...
환자의 이상 행동은 사라졌다.


섬망이란?

섬망은 갑작스럽게 이상한 행동과 망상, 환각과 함께 대개는 과다한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인데,
큰 뼈의 골절이나 요로감염, 약물, 고열, 탈수 및 전해질 이상 등에 의해서 많이 생긴다.

그리고, 원인 질환들을 해결해 주면 정상적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나 어르신들에게서는 근이완제, 심장약, 천식약, 감기약 등이 섬망을 잘 일으키는 약물이라고 할 수 있다.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철에는 특히나 천식약, 감기약 등에 의해 섬망이 잘 발생되는 경우가 허다하며, 자칫 오래 방치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병이다.

따라서 그냥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현상으로 생각하고 방치하다 보면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치매보다는 훨씬 더 빠른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Posted by with PEN
,
1. 고혈압보다 저혈압이 더 위험하다?

아니죠...
고혈압이 훨씬 위험합니다.
저혈압이 위험한 경우는 갑작스럽게 쇽 상태가 온다거나 과다출혈로 인해 피가 모자라는 경우 등에 국한됩니다.
평소에 혈압이 다소 낮은 경우 전혀 위험하지가 않습니다.


2. 손이 저리면 피순환이 안 되기 때문이다?

물론 드물게는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보다는 말초신경장애, 손목에서 인대가 굵어져서 신경을 압박하는 손목굴증후군, 목디스크 등에 의한 경우가 훨씬 많답니다.
이제 손이 저리다고 엉터리로 진단하고 혈액순환제는 드시는 것은 그만~~


3. 어지러운 것은 빈혈때문이다?

드문 원인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러니 어지럽다고 철분제를 사서 드시는 일은 없도록 합시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귀, 머리 등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요즘은 영양상태들이 좋으셔서 빈혈에 의한 경우는 점점 더 줄어 들고 있습니다.


4. 뒷목이 뻣뻣하면 고혈압? 또는 뇌졸중의 시초?

앞서서의 다른 잘못 알고 있는 경우보다는 낫기는 합니다.
큰 병을 걱정하시면 그나마 병원은 찾아 오실테니까 말이죠...
그러나, 혈압 문제는 뇌졸중 문제보다는 경추(목뼈) 문제나 그 주위 근육의 문제가 몇 백 배는 더 많을 것 같습니다.
혼자 고민하고 상상 속에서 병을 키우시면 안 되죠~

Posted by with PEN
,

뇌경색 (혈관이 막히는 뇌졸중)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1. 혈전성 뇌경색증 (혈관 한 부위에 점차 찌꺼기가 쌓이면서 발생)
2. 색전성 뇌경색증 (심장이나 경동맥 증에서 생긴 찌꺼기가 떠돌아 다니다가 작은 가지에서 막힘)

오늘 아침에 근처 내과의원 원장님으로부터 환자를 의뢰한다는 전화가 왔다.
갑작스런 팔다리의 마비 증상으로 내원한 할아버지인데, 뇌졸중 의심하에 의뢰한다고... 그리고, 구급차로 후송하려고 했으나 거절하고 그냥 걸어서 출발할만큼 고집이 센 분이시라고...

환자를 진찰하니 약간의 위약감이 있지만 거동은 가능한 상태였으며, 역시나 고집이 만만치가 않았다.
완강히 거부하는 환자를 설득해서 MRI를 촬영하였는데...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된 부분이 뇌경색이 온 부분이다.

이 사진 외에도 다른 부분에 좌우 양측에 걸쳐서 두 군데의 뇌경색 소견이 보였는데, 이런 경우 심장에서 떨어진 혈전이 다발성으로 머리에 가서 막혀 버리는 색전성 뇌경색증을 강력히 시사하는 소견이 된다.

추가로 심장 검사, 목 혈관 검사도 받아야 하고, 반드시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막무가내로 집으로 갈 것을 고집하고 계신다.

참으로 난감한 경우이다. 병에 대해서 아무리 설명을 해 드려도, 완전히 마비가 오면 본인과 가족들에게 엄청난 부담이 된다고 설득을 해도 막무가내로 거부하시니 이거 더이상 나로서는 방법이 없다.

마지막 방법으로 단골의사의 힘을 빌어 보기로 했다.
오랜 기간동안 이 환자를 돌보시다가 오늘 내게 의뢰해 주신 동네 의원 원장님 생각이 났다.

일단 환자분께는 원래 의뢰해 주신 병원에서 치료받으시라고 설명하고 그 병원으로  돌려 보낸 후, 원장님께 곧장 전화를 했다.
이러이러한 사정으로 환자분을 다시 돌려 보내 드리니까 한 번 설득해 보시라고 말씀을 드렸다.

내 뜻을 이해하신 원장님께서는 직접 설득해서 꼭 우리 병원으로 다시 보내서 입원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주시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아마도 내가 못 해 낸 일을 틀림없이 해 주시리라 믿는다.

오랜 기간 환자들 근처를 지켜 주시는 수없이 많은 동네 의원의 원장님들이 계셔서 대한민국이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는데, 왜 사람들은 작은 병에도 얼굴 한 번 보기도 힘든 대학병원들만을 선호할까?

이웃 원장님과 함께 전개하는 환자 입원시키기 총력전에 반드시 성공할 수 있기를 바라며...


Posted by with PEN
,
하지불안증후군 (Restless leg syndrome)의 진단은 참 쉽다.

1. 다리의 감각 이상과 움직이고 싶은 기분
2. 안절부절못함
3. 증상의 악화가 움직임에 의해 잠시 완화됨
4. 주로 저녁이나 밤에 악화됨

이런 네 가지의 특징을 가지고, 주로 다리에 나타나지만, 팔에도 나타날 수도 있고, 드물게는 팔에만 나타날 수도 있는 병이다.

그런데, 문제는 아는 만큼만 보인다고, 이 병이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서 몇 년 간 엉뚱하게 많은 검사를 통해서 진단을 받지 못하고 진통제만 먹으면서 지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오늘 내원한 남자 환자는, 7년간 다른 병원에서 온갖 검사를 다 했지만 원인을 찾지 못하다가 한 달 쯤 전에 나를 찾아와서 프라미펙솔이라는 약을 복용 후 증상이 완전히 사라져서 하지불안증후군으로 확진한 환자인데...

신기하게도 이 환자는 모 대학병원에서 하지불안증후군에 가장 유용한 검사인 수면다원검사까지 시행했으나 진단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물론 수면다원검사로 확인되는 경우가 80% 정도니까 검사에서 이상을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도 20%나 된다.

어찌되었든 이 환자나 다른 수없이 많은 환자들이 내가 처방한 약을 먹고 환자가 나아졌으니 참 다행스럽고 뿌듯한 것은 사실이다만, 이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의 치료에 있어서는 두 가지 갈등이 있다.


첫 번째 갈등
교과서적으로는 하지불안증후군의 치료약은 그야말로 증상에 대한 치료일 뿐 병의 경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므로 확진될 때 까지는 환자의 수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경우 약물을 사용하지 않도록 적혀 있다.
그러나 나는 약물을 먼저 사용 후 그 효과를 보고 지속적인 약물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데...

과연 환자가 얼마나 괴로워하고, 수면에 얼마나 지장을 받는지를 교과서의 저자는 알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면서 내가 하는 의료행위가 적절한가 하는 갈등이 생길 때가 있다.

1주일 처방 후 밝아진 환자의 얼굴을 보면, 1주일간 잠을 푹 잘 잤다고 기뻐하는 환자들을 보면 잘 한 치료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약간은 교과서와 어긋난 느낌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어찌하랴? 우리 병원에는 (비록 80%의 진단율밖에 안 되는 검사지만) 수면다원검사도 시행하지 않으니까...
이렇게 애써 갈등을 잠재워 본다.


두 번째 갈등
대개의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들은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 동안 다른 병원에서 엉뚱한 치료를 받던 분들이다.

많은 경우에 이전의 다른 치료에 대한 원망보다는 이제야 올바는 치료 방법을 찾았다는데 대해 기뻐 하시지만, 가끔은 다른 병원의 치료에 대해 원망을 하는 분들이 계신다.
이런 환자의 원망을 십분 이해한다만, 다른 병원 선생님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왜나하면, 아직까지 다른 과 선생님들께는 잘 알려지지도 않은 병인 관계로 치료에 반응이 없을 때 어디로 어떻게 의뢰해야할지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인테니까... 그리고 나도 이런 경우가 있을 수 있을테니까...

이런 경우는 잘못 진단한 선생님들의 문제보다는 그동안 이 병에 대해 다른 주위의 선생님들께 설명을 하지 않은 우리 신경과 의사들의 잘못이 더 클 수도 있다고도 생각한다.
이거 참 환자분들께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참 갈등이 생기는 경우이다.

그저, "이 병은 제일 마지막에 본 사람이 명의가 되는 병입니다."라고 얘기하고 환자와 함께 한바탕 웃고 마는데, 뭐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Posted by with PE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