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제가 불면증이 좀 생기네요... 그래서 수면장애 중 대표적 질환인 불면증에 대해서 한 번 알려 드리겠습니다.
 
적절한 환경과 잠잘 수 있는 조건이 구비되었으나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불면증이라고 하는데, 불면증 환자는 잠들기가 힘들다거나 야간에 자주 깬다거나, 혹은 새벽녘에 일어나 잠을 설치게 되거나 이 증상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을 보입니다. 
 
불면증은 지속 기간에 따라 1) 수 일간 지속되는  일시적 불면증, 2) 2-3주 정도 지속되는  단기 불면증, 3) 몇 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불면증 등이 있습니다. 
 

잠이 잘 오지 않으면 일반인들이 가장 쉽게 하실 수 있는 생각이 '수면제를 좀 먹어 볼까?' 입니다.

그래서 약국에서 수면을 도와 주는 약물을 사서 복용하기도 하고, 병원에서 수면제 처방을 위해서 진료를 받기도 하죠...

그러나 불면증에 가장 흔히 사용하는 수면제의 경우 거의 모든 약들이 6개월 이상 사용하면 약에 전혀 반응하지 않거나 약효가 현저히 떨어지는 문제가 있으니 가급적 피하셔야 합니다.
 
불면증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이에 대해 적절하게 심리적, 신체적 문제를 개선하고 생활습관을 조절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선은 수면장애를 전문으로 진료하는 의료기관에서 수면설문지와 수면일지를 통해서 음주, 흡연, 식습관, 주간활동시간, 하지불안증이나 수면무호흡증, 빈혈 등의 동반질환을 조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사실 이런 설문지와 수면일지만 잘 작성하셔도 불면증을 포함한 거의 대부분의 수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활동기록기(actigraphy)를 손목에 차고 생활하시면서 생활패턴, 수면패턴 등을 조사해 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요즘은 나OO, 조O, 폴O 등등의 스마트폰 주변기기들을 만드는 회사에서도 일상 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활동분석기들을 출시하고 있는데, 실제로도 상당히 성능이 뛰어나더군요...


그러나 가급적이면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치료에 응용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데, 개인적으로 이런 장비를 구입하고, 분석프로그램까지 구입한다는 것은 비용 대비 효과면에서는 권할 수가 없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수면장애를 전문으로 진료하는 곳에서는 이들 기기를 환자들에게 착용시킨 후 수일간의 일상생활 및 수면을 분석해서 환자들 치료에 응용하기도 합니다. (단, 대부분의 기기들이 생활방수 정도의 수준이니 착용하고 샤워를 하거나 수영장, 목욕탕을 가시면 고장의 원인이 됩니다 ^^)


조금 더 정밀한 검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이 검사는 환자의 머리에 정보를 수신할 수 있는 전극을 부착한 후 편안한 방에서 수면을 하면서 그 패턴을 전문가가 분석해서 치료에 응용하는 검사인데, 하루 입원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가장 정확하게 진단을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정확하게 수면과 일상생활을 분석한 후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원인질환을 해결한다면 수면제 없이도 건강한 수면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수면제만 찾지 마시고...



일상 생활에서 간단히 개선해야 하는 부분들을 알려 드리면...
 
1. 우선 잠이 잘 들지 않는 분들은 아침에, 일찍 깨는 분들은 오후에 꼭 햇빛을 보도록 하셔서 수면에 좋은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 시간을 조절해 주도록 합니다.

2. 적어도 원하는 취침시간 6시간 전부터는 커피, 홍차, 녹차, 탄산음료, 카페인음료를 피하세요.

3. 저녁식사 후(원하는 취침 시간 4시간 전부터)에는 절대 담배를 피우지 않도록 합니다.

4. 운동은 근력운동보다는 유산소운동 위주로 하시면 좋으며, 늦어도 초저녁 전에는 마치도록 합니다.

5. 저녁식사 후 따뜻한 물로 샤워하시고 우유를 마시면 좋습니다.

6. 상추는 정말 잠을 잘 유도하는 야채입니다. 저녁식사에 곁들이면 좋습니다.

7. 꼭 자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세요. 잠을 청하기 위해 침대에서 시간을 보내지 마시고, 정말 졸릴 때 잠자리에 들도록 하세요. 누웠다가 또 잠이 안 온다면 누워서 잠을 청하지 마시고 다시 일어나서 졸릴 때까지 다른 활동을 합니다.

7. 이런 방법들로도 해결이 안 되면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이상 대구강남병원 신경과 이상원 (경북 경산 하양 개원 예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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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강남병원 신경과 이상원입니다.


그동안 참 감사했습니다.
지난 7년여의 강남병원 진료는 2014년을 보내면서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훌륭하신 원장님과 과장님들, 성실하고 잘 생긴 모든 직원들 덕분에 참 편하게 지냈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믿음 속에서 진료하는 거의 모든 날들이 즐거웠습니다.


세월 참 빠르네요...

지난 7년간을 돌아 보면 언제 이렇게 많은 시간이 흘렀는지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그동안 나름 양심적인 진료, 정확한 진료를 하기 위해서 참 노력했습니다만, 그래도 치료 성적이 좋지 않아서 아쉬움이 남는 환자들이 몇몇 떠오릅니다.


저한테 진료 받으시던 모든 분들이 언제나 건강하시기를 기원하며...

우리 강남병원 식구들 가정에도 언제나 사랑과 행복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저는 이제 경산 하양에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입니다.

주위에 항상 도와 주던 가족같은 강남병원 식구들이 없어서 두려움도 있지만, 정말 오랫만에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습니다.


언제나 새롭게 시작할 때면 제가 신경과 의사의 길로 들어서게 결심하는데 결정적 작용을 했던 치매를 앓으시던 외할머니, 지금도 편두통으로 고생하시는 어머니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1996년 전공의 시절 첫번째 담당환자였던 김0남 할머니(그 해에 돌아가셨습니다)도 보고 싶네요.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진료실을 지키더라도, 제가 가장 잘 해야만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두통, 어지럼증, 치매, 뇌졸중, 손발저림, 파킨슨병... 등 주로 진료하는 신경과 진료 영역도 변하지 않습니다.

2015년 2월부터는 경산 하양에서 변함없이 열심히 환자들을 돌보겠습니다.



감사했습니다, 강남병원 식구 여러분~

감사했습니다, 방촌동 인근 주민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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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구에 사시는 분들, 대구미술관 아시죠?


비교적 외곽인 월드컵경기장 옆에 위치하고 있고, 지하철역에서 걸어가기도 힘든 위치에, 버스도 몇 대 없으니까 찾아 가기가 쉽지는 않지만, 대신 맑은 공기와 탁트인 전망을 선물해 주니까 가끔은 자녀와 연인과 함께 방문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같은 날씨에는 가벼운 소풍 기분으로 미술관 내 식당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을 사서 야외에서 드시는 것도 좋겠네요.


이미 대구미술관은 쿠사마 야요이, 장 샤오강 등의 작가들의 전시전을 서울보다 먼저 개최하는 등 대구 문화의 수준을 상당히 향상시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역작가, 국내작가님들의 작품전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오늘은 제가 대구시립미술관을 더 멋지게 이용하시는 방법 하나 알려 드릴께요.


위에 보시는 것처럼 스마트폰 앱을 다운받아서 작품 옆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시면 큐레이터의 육성으로 녹음된 작품설명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아, 이거 멋지네~~' 단순히 이런 느낌보다는 작가가 표현하고자 했던 마음을 느끼면서 작품을 바라보면 더 좋겠죠?



내일은 즐거운 개천절 휴일~

저도 집에 태극기 달고, 앱 설치하고...


이 전시전 보러 갈까 합니다.

사랑하는 아내, 딸과 도시락 까먹는 재미도 느끼면서 말입니다.



위 사진들은 대구미술관 홈페이지에서 가져 왔구요, 홈페이지 주소는 http://www.daeguartmuseum.org/main/index.html 입니다.


참고로, 저는 대구미술관과 관계 있는 사람입니다.

어떤 관계냐면요... 대구시민이고, 미술에 전혀 재능은 없지만 대구시립미술관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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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치매치료약제 병용요법(두 가지 약제의 동시 사용)의 효과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약제비 자체가 고가이기 때문에 고령 환자들의 특성상, 경제적인 부담으로 인해서 아직까지는 일부 환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 약제 사용시 한 가지는 보험 적용을 받지 못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보건복지부는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등에 관한 개정안'에 의하면 앞으로는 두 가지 약제 사용시에도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록 많이 늦었지만 치료하는 의사나 경제적인 이유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 하시던 환자와 가족들께는 참 좋은 소식입니다.


여기를 누르시면 기사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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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의 심한 잠버릇은 '파킨슨병 경보'


위 링크는 어느 기자의 건강칼럼의 내용입니다.


상당히 과장된 부분이 많지만 전혀 근거가 없는 내용은 아니군요.


가끔씩 하는 잠꼬대나 불면증 등에 민감하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지만 만약에 잠꼬대, 지나치게 생생한 꿈 등이 수면을 방해하는 문제가 점차 늘어난다면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 신경과를 한 번 방문하셔서 상담 및 진찰을 받아 보실 필요는 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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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13년 12월 13일 국무회의에서 의료법인이 영리를 목적으로 한 자회사를 통해서 숙박, 여행, 체육시설, 의료기기 및 의약품 개발, 판매, 화장품 판매 등의 영리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에 의료법인은 병원 내 매점, 산후조리원, 영안실, 주차장 등의 제한된 영역 외에는 다른 수익사업을 할 수가 없었기에 의료법인 입장에서는 수익구조가 크게 개선될 수도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정부에서는 이를 의료민영화(또는 의료보험 민영화)와는 전혀 별개의 일이라고 한다.

그렇다. 이건 의료보험 민영화와는 전혀 별개가 맞긴 맞다.


그러면 왜 대한의사협회와 보건의료노조, 그리고 시민단체에서는 결사적으로 이를 반대할까?


우선 두 가지의 용어에 대해서 알지 못하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생길 것이므로 용어부터 정리하면...


건강보험당연지정제 :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병의원이 건강보험환자 진료를 해야 하도록 지정한다는 의미. 즉, 건강보험 환자를 진료하지 않는 병의원은 없다는 것


의료법인 :

시도지사의 허가에 의해 설립되는 비영리법인으로, 우리나라 전체에 900개에도 미치지 못함.

동네의원이나 중소규모의 병원들은 거의 의료법인에 해당이 되지 않으며, 대형 병원은 학교법인, 공사 소속 또는 의료법인이라고 보면 됨. 

부채비율, 부지 면적 등을 포함하여 설립 요건이 상당히 까다로우며, 점차로 설립 요건은 더 강화되고 있음.



먼저 우리나라 의료보험에 대해서 알아보면...


의료보험당연지정제가 필수이다.

전 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하는 것처럼 모든 병의원은 건강보험공단과 게약을 통해 건강보험환자를 진료해야 한다. 즉, 의료보험 환자를 받지 않으면 불법이 된다는 의미가 된다.


다음으로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이 저수가, 저보장 위주로 돌아가고 있으며, 고가의 검사나 상급병실료 등의 비급여 항목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병의원이 적자를 보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왜 보험 위주의 외과계열이나 산부인과에 전공의 지원이 없는데, 성형외과, 안과, 피부과 등의 과에는 지원자가 넘쳐날까?

(물론 잘 나가는 산부인과 예를 들면서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분들이 부자가 된 이유는 산후조리원과 비급여 항목인 산전초음파 등의 특수검사 덕분이지 정상적인 분만에 기인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중산층 이상은 많은 수가 건강보험료 외에도 의료실손보험을 통해 민간보험에도 가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4인 가족 기준으로 한다면, 10여 만원의 건강보험과 함께 20만원 정도를 사보험을 통해서 가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암보험, 실비보험, 실손보험, 의료보장보험 등등 다양한 이름으로...




여기서 다시 의료법인의 민영화 (또는 정부가 말하는대로 약간의 영리사업 허용)에 대해서 알아 보자.


정부가 영리사업을 허용하는 목적은 저수가 체계에서의 병원들의 적자 해소 및 외국 환자의 유치에 주된 이유가 있다고 하는데...


먼저, 여행, 숙박업을 통해서 900개의 의료법인이 환자를 유치한다면 부유층 환자의 블랙홀이 될 것이다.

과연 외국 환자의 유치만을 위해서 이를 이용할까?

병실보다 안락한 호텔방에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 좋아할 국민은 과연 몇 퍼센트이며, 이용 가능한 국민은 몇 퍼센트나 될까?


다음으로, 의료기기나 의약품의 거래에도 직접 뛰어든다면, 모체가 되는 병원과의 유착 관계, 불투명한 회계처리, 독과점적인 지위 확보 등에 대한 대책은 있을까?

특히나 신약이나 신의료기에 대한 독점적 위치를 확보하는 공룡같은 의료법인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수영장이나 헬스클럽과 같은 치료용 체육시설을 만들고 병원의 물리치료보다 몇 십배의 비용을 지출하면서  이용하게 만들지 않을까?

당연히 건강보험의 영역은 아닐테고, 사보험에서 이 비용까지 어느 정도 커버를 해 준다면 향후 건강보험은 껍데기만 남고 사보험 시장이 활황이 될 것이다.


치료용 화장품을 판매한다면 건강보험에 등재된 약을 처방하는 것보다 몇 십배의 이익을 취할 수 있을테고, 자꾸자꾸 사보험의 영역은 커져 갈 수 밖에 없지 않을까?



결국은 건강보험의 고사 및 영세 병의원의 도산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두려움이 앞서는 참 희한한 적자 보전책이다. 서민들은 껍데기 뿐인 건강보험 틀 안에서 치료받아야 할테고... 점점 더 그 껍데기조차 누더기가 되어 가는 느낌이다.

커져 가는 사보험 시장 속에 본격적인 의료 민영화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느낌은 대한의사협회, 보건의료노조만의 호들갑일까?


이렇게 적자를 해결해 주겠다는 대책을 내 놓고도 욕을 들어먹을 때는 분명 뭔가 잘못된 대책임을 빨리 깨달아야 할텐데...



툭 까놓고 의사들이 먹고 살 길에 대해서 얘기를 좀 해 보면...

 

정부가 인정하는 것처럼 (심사평가원 조사) 지금 건강보험 수가는 원가의 75%밖에 되지 않는다.

이걸 현실화시켜 달라는 것이 의사들의 정당한 요구다.

그러나 정부는 적자 보전을 위해서 비영리법인인 의료법인에 자회사 설립을 통한 영리사업을 허용하겠다는 것인데, 고작 900개도 안 되는 의료법인에 혜택을 주면서 동네 의사들은 더욱 어렵게 하는 이 제도를 어느 동네 의사가 찬성할까?

 

그 마음은 잘 안다. 보험수가 인상은 보험료의 인상과 직결되는데, 국민들에게 차마 입이 안 떨어질거다.

대신 의료법인에게 장사를 마음대로 하라고 전을 펼쳐 주는거지...

 

차라리 현재의 기형적인 보험제도에 대해서 솔직히 고백하고 건강보험료를 조금 더 내더라도 사보험에 가입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어 주면 국민들도 납득할 것 같은데, 재벌 보험사는 상당히 싫어할 것 같다.


 

아뭏든 나는 부끄럽고 자신이 없어서 병의원에서 적자나는 것 화장품 팔아서 메꾸고 싶진 않다.

내가 배운 의술로 적당한 가치를 받고, 우리 직원들 월급 주면서 일하고 싶을 뿐...

차라리 먹고 살기 힘들 때 내가 좋아하는 커피점을 차리는 것이 (물론 이 또한 희박하다만) 병원에서 화장품 파는 것보다는 훨씬 승산도 있으면서 덜 부끄러울 것 같은데...

더이상 의사들 비참하게 만들지 말고, 환자들 불쌍하게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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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 올 해 말까지 입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의사협회를 중심으로 한 대다수 의사들이 기를 쓰고 반대하는 원격진료를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환자를 모니터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화상정보 및 각종 데이터를 중심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의사가 진단을 하고 처방전을 발행하면, 그 처방전을 가지고 약국에서 약을 타면 되는 시스템"



그런데, 환자의 진단은 시진(눈으로), 청진(귀로), 타진(두드려서), 촉진(만져서)의 진찰이 기본이 되며, 이에 따라서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다면 각종 진단기기를 통해서 접근하게 된다.


어떤 정밀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더라도 직접 환자를 대면하는 것에는 정확성이나 안전성이 미치지 못할 수 밖에 없는 이 원격진료에 대해서 정부는 환자의 의료접근성이 확대된다는 점과 이미 많은 선진국에서 원격진료를 시행하고 있다는 논리로 각종 데이터를 제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어디를 가도 (엄청난 시골 오지를 제외하고는) 의료에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이 없다.

실제 중소도시 이상에서는 커피점보다 보기 쉬운 것이 동네 의원이며, 시골 지역에는 보건지소가 읍면 단위로 설치되어 있다.

그러면, 의료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곳은 시골 오지마을을 마지막으로 생각할 수 있겠는데, 과연 이런 곳에서 생활하시는 어르신들이 컴퓨터 시스템에의 접근이 쉬울까 아니면 하루 한 번 들어오는 버스를 이용한 읍면사무소 근처의 보건지소에의 접근이 더 쉬울까?


근처 대도시를 가기 위해 몇 시간씩 차를 몰고 가야 하는 넓은 땅을 가진 다른 나라들과의 비교는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다음으로, 어떻든 원격진료로 처방전을 받았다고 치고 약은 어디서 지어 먹어야 하나?

반드시 약국이 있는 곳까지 가야 하는데, 이 불편은 어떻게 해소할 수가 있나?

택배? 지금껏 의료기관에서 인근 약국에서 약을 대신 받아서 택배로 환자에게 약을 보내는 것은 엄연한 불법인데, 막대한 자본가가 뛰어들 원격의료 시장에서만 택배를 통한 약 배송 서비스를 허용할 것인가? 지금껏 불법이었는데, 그렇게 한다면 정말 친재벌 정부임을 인정하는 꼴이 될거다.




이것이 국가 경쟁력이란다...

우수한 IT 기술을 바탕으로 멋진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필요도 없는) 원격진료 시스템을 구축해서 그 기술이 꼭 필요한 해외 시장을 노리면 국가 경쟁력이 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시스템에 대한 실험을 왜 국민건강을 담보로 시행해야 하는걸까?

또 이 시스템 개발에 드는 비용은 얼마나 들까? 어느 정도 수준의 기업이 감당할 수 있을까? 중소기업 수준의 IT 회사가 감당할 수 있을까? 답은 누가 생각해도 No가 되겠다.


혹시나 재벌회사, 특히나 헬스케어 시스템이 미래의 화두라고 제시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재벌기업을 위한 특혜 차원은 아니겠지?




밥그릇싸움 좀 그만하시지?

의사와 약사, 한의사 등등 조무래기들이 서로 물고 뜯는 싸움이라면 밥그릇싸움이라고 얘기해도 될 것같다.

그러나 이것은 동네 곳곳에서 의료의 최일선을 담당하고 있는 의사들과 일부 재벌기업, 재벌병원들과의 싸움이다.

어찌 이를 밥그릇싸움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필요 없는 원격진료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문제고, 이를 만들었더니 별 실용성이 없다면 또 원격진료가 더 편할 수 있도록 만들어서 동네의사들을 고사시킬까봐 솔직히 겁이 난다.


동네 서점도 죽었다. 동네 옷가게도, 슈퍼도 죽었다... 편리한 인터넷 쇼핑몰과 재벌 마트 때문에...

그러나, 원격의료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인터넷 대형서점이나 인터넷 대형 쇼핑몰과는 달리 반품도 안 된다는 점이 특히 중요하다. 사람 몸에 잘못된 진단과 처방은 반품의 시기가 없어진다.




그러면 솔직히 물어 보자. 동네 의사들이 대학병원 의사들보다 잘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나?

물론 그렇다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다.

환자를 만나서 얘기하고, 만져 보고...자신이 치료할 수 있는 환자들은 충분히 잘 치료할 수 있다.


단, 동네 의사 자신의 실력이 아니라 장비나 시스템의 문제로 동네 의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경우에는 2차, 3차 등의 대형 병원으로 환자를 보내는 이것이 의료전달체계이다.


이 체계를 근본적으로 무너뜨리고, 원격진료라는 이름으로 무조건 (어떻게든 더 편리하게 만들어서) 재벌병원, 대형병원으로 환자를 보내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동네 의원들은 말라 죽게 될 것이다.

재벌의 자본력 앞에 동네 의사는 단 한 달도 버틸 수가 없을테니까...



앞으로는 가벼운 감기에도, 배탈에도 쪼르르 찾아갈 수 있는 동네 의원 하나 없이 의료PC방을 찾아서 서울의 유명한 감염내과, 소화기내과 교수님과 화상채팅하듯 대화하는 시대가 온다면...

과연 시민들은 행복해질까? 불행해질까?

이것이 동네 의사들만의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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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요양보험서비스...
전문가 입장에서 볼 때 참 좋은 제도지만 아직까지는 많이 허술하게 운영이 됩니다.

이제 막 시작된지 몇 년 되지 않았으니 보다 정확하게 정착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보다 적합한 곳에 사용되면서 보다 많은 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좋은 기사가 있어서 링크합니다.


http://media.daum.net/society/newsview?newsid=20120419030104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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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근무력증은 특징적으로 눈꺼풀 근육이 약해지면서 눈처짐이 나타나는 병으로, 점차 진행을 하면 전신의 근육 약화를 보이게 된다.
10만명당 5-6명 정도가 발생하는 드문 병으로서, 여자에게 더 많이 생긴다.

간단히 진료실에서 눈을 계속 깜빡거리게 하거나 위쪽을 1분 정도 쳐다보게 하면 눈이 저절로 감기거나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증상이 생기면 강력히 의심을 하게 되고... 약물 검사나 신경생리학적 검사를 통해서 진단을 하게 된다.
이후 흉선종 동반 여부 등을 가슴 사진을 통해서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수술적 치료, 대부분은 약물치료를 통해서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병인데...

오늘 내원하신 50대 여자 환자분은 약 7-8년 전에 '근무력증'으로 진단 받은 후 특별한 치료가 없이 지냈다.
병원에서 '근무력증'으로 진단을 받았는데, 특별한 치료가 필요없다고 들었다고 한다.

눈을 깜빡거리게 하니 20회 정도 하다가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리는 환자!

그래서... 정확한 진단을 무엇으로 들었냐고 다시 여쭤 보니
"?????"
모르신다.

근이영양증이라면 치료가 불가능한 것이 맞지만, 중증 근무력증이라면 치료가 가능할텐데... 아쉽게도 정확한 진단명조차도 모르신다.

다시 중증 근무력증이라는 병에 대해 설명을 하고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후 대학병원에 의뢰를 하였는데, 본인의 병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치료가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도 모르는 상태로 몇 년을 살아 왔던 환자를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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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의 뇌졸중 재발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오른쪽이 약간만 불편하신 할아버지..
언제나 병원에 오시면 불만 가득한 얼굴로 투덜거리시곤 하는데...
오늘도 역시나 빨리 낫게 안 해 준다고 내게 투덜거리신다.

그리고 함께 오신 지극정성을 다 하시는 부인께도 투덜거리신다.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위해서 항상 정성을 다 하시는 분이신데...
넘어지려고 해도 잡아 주지도 않는다, 매일 참아라고만 얘기한다... 하시면서 할머니께 불만을 잔뜩 털어놓는다. 


다시 MRI를 보면서 이 정도로도 다행이지만 더 이상 낫게 해 드리기는 힘들다고, 그러니 내게 투정부리시는 것은 괜찮지만 옆에서 정성을 다 하시는 할머니께는 그러지 말라고 말씀드리니까...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눈물이 글썽글썽...

뇌졸중은 환자도 힘들지만 가족들에게도 참 부담이 되는 병이다.
특히나 장애가 남아 있을 때 환자와 보호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은 참 쉽지가 않다.
 

그러나... 옆에서 정성껏 돌보시는 부인을 대하는 환자의 태도가 조금은 달라졌으면 좋겠다.
어르신은 정말 결혼 잘 하신겁니다. ^^

두 분 오래오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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