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view.html?cateid=1018&newsid=20101018091030674&p=akn
(보건복지위원회 이낙연 의원의 자료 중에서...)

참 안타깝고 슬픈 소식이다.

그러나 가짜 의료급여 환자가 판을 치고, 가짜 장애인이 판을 치는 상황에서...
정작 본인이 장애인 등록이 되는줄도 모르고 지내는 진짜 장애인들이나 정말 돈이 없지만 어떤 절차로 의료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를 몰라서 그냥 지내는 저소득층을 진료실에서 만나는 일은 하루에도 몇 번씩 있는 일이다.
그것이 더 안타깝다.

가끔씩 동사무소를 거쳐서 무슨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서 내원하는 환자들이 있다. 아니, 그냥 사람이라고 하자.
내게 진료받은 적도 없고, 심지어는 우리 병원의 다른 과에서도 한 번도 내원한 적이 없는 사람이 쪽지를 내밀면서 "동사무소에서 이것만 발급받아서 오면 된다고 하더라"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

대개의 경우 6개월 이상의 진료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꼭 들어가야 한다는 얘기도 함께 한다.

글쎄, 처음 온 사람의 관상을 보고 6개월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지를 알아 내는 것은 영천의 애기보살님이나 칠성시장의 동자보살을 찾아 가는 것이 병원을 찾아 오는 것 보다 낫지 않을까?

미안하지만, 이런 경우 난 절대로 사양한다.
만약 6개월 이상의 치료가 정말로 필요한 경우라면 다른 치료받던 병원이 있지 않을까? 그 병원의 소견서를 받아서 오면 되지 동사무소에서 쪽지에 무성의하게 써 준 글을 내가 믿을 수 있나?

엉터리로 줄줄 새 나가는 의료급여 지출을 줄여 나가면 정말로 필요한 환자들에게 보다 넓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억울한 죽음이 사라지도록 말이다.

아직도 목소리 큰 사람들이 의료급여, 장애인 혜택을 받는 경우가 많은 이 세상, 오늘 한 아버지의 죽음 소식이 나를 한없이 안타깝고 슬프게 한다.

의료급여에서 건강보험으로 전환된 저소득층 중 실제 보험료를 부담할 수 없는 가정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고 유연하게 조사해 봐야 할 것이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고인의 아이가 세상에서 잘 생활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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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와인을 참 좋아한다.

그러나, 가끔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와인이 나를 괴롭게 만들기도 하는데, 내가 바로 편두통 환자이기 때문이다.
(신경과 의사도 본인의 편두통을 막을 수는 없다)

레드 와인을 마셔 보면 쌉싸름하고 떨떠름한 맛을 느낄 수가 있는데, 와인을 즐기지 않는 분들은 이 맛 때문에 상당히 와인에 다가가기 어렵지만, 와인에 맛을 들인 사람들이 자꾸 와인잔에 손을 가져 가는 이유도 바로 이 맛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맛의 정체가 바로 탄닌(tannin)이라는 물질인데,오크를 함유한 나무의 껍질, 열매 등에서 많이 나오는 성분이다.
떨떠름한 맛을 내는 와인의 풍미를 살리는 일등공신이면서 와인을 장기보관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중요한 성분이기도 하지만, 편두통을 주로 유발하는 아주아주 고약한 놈이기도 하다.

이 탄닌은  가장 흔한 레드 와인의 주 품종인 Cabernet Sauvignon과 아르헨티나가 주산지인 Malbec, 호주가 주산지인 Syrah 등에 많이 들어 있다. 주로 떫고, 맵고, 무거운 맛을 내는 와인들을 생각하면 되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녀석으로 집에 몇 병을 보관하고 있는데, 불행히도 머리를 아프게 하는 Syrah 와인)

반면 가벼운 Pinor Noir나 남아공의 Pinotage(하긴 피노 누아의 교배종이긴 하다), 또는 이태리의 Sangiobese 등은 상대적으로 탄닌의 함유량이 적어서 별로 두통과는 무관하게 마실 수 있는 품종들로서, 탄닌에 의한 편두통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품종들은 아니다 (그러나, 맛은 좀 많이 가볍긴 하다).

따라서 탄닌의 떫은 맛이 싫거나, 와인을 마신 후 이유를 모르는 두통이 찾아 오는 분들은 이런 녀석들을 마시는 것이 좋겠다. 단, 모든 술은 과음을 하면 머리가 아프니 이 점에 있어서는 위의 품종들도 예외가 없음은 알아 주시기를 바란다.

요즘은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 편두통이 자주 발생해서 좀 괴롭다. 오늘도 머리가 많이 아프기는 하지만, 특별히 뭔가 기념할 일이 있기는 있어서 남아공에서 건너 온 Nederburg을 한 잔 마셨는데, 약간의 취기가 갑자기 머리 속에 있는 와인 얘기를 풀어 놓고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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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약을 많이 먹으면 속을 버린다...
양약은 몸에 해롭다...

주위에서 흔히 듣는 얘기인데, 이 말이 과연 사실일까?

물론 사실이다.
그러나...

참 많이 잘 못 알고 있는 부분들도 많다.

몸에 좋다고 알려진 각종 음식들, 각종 음료들, 각종 건강보조식품들...
모두 과하면 좋을 것이 없는 것들이다. (한약은 잘 모르니까 언급하지 않겠지만...)
그리고, 양약(신약)도 과하면 결코 좋을 수가 없다...

그러나, 우리 신경과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약들 중 가장 중요한 약 세 가지만 언급해 보면...

뇌졸중, 심장질환 치료에 가장 중요하게 사용되는 아스피린버드나무 추출물이고, 
혈류순환 및 말초신경개선에 효과가 있는 타나민, 징코민, 기넥신 등은 은행잎 추출물이다.
그리고, 알츠하이머치매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레미닐수선화에서 추출한 약이다.

(사진은 은행잎이 잔뜩 떨어진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어느 공원)

이렇게 식물에서 꼭 필요한 성분을 추출 또는 합성해서 만든 의약품이 어찌 식물을 직접 먹는 것보다 해로울 수 있을까? 꼭 필요한 성분만을 연구를 거듭해서 추출한 것이 의약품인데...

임의로 먹는 약은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고, 때에 따라서는 독이 될 수도 있겠지만, 정확한 처방에 의해 정확히 복용하는 의약품은 약이지 독이 될 수가 없다는 것을 왜 모를까? 누가 알려주지 않아서? 아니면 그렇게 믿고 싶지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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